모든 투자 결정은 투자자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하며, 이에 따른 손실 가능성도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지난 몇 년간 미국 증시를 이끌어온 매그니피센트 7(M7)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로 구성된 이 거대 기술 기업 그룹은 2023년 ChatGPT 등장 이후 AI 열풍을 타고 S&P 500 지수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압도해 왔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최근 분석은 M7이라는 프레임워크가 더 이상 AI 투자의 복잡하고 다변화된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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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7 내부의 균열
M7의 한계는 그룹 내부의 성과 격차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올해 엔비디아,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전략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20% 이상의 강력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애플, 아마존,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AI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뒤처졌다는 평가가 지속되고 있으며,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마존 역시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세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같은 그룹으로 묶이기에는 내부 격차가 너무 벌어진 것이다.
새로운 강자들의 부상
M7 밖에서 AI 시대의 새로운 승자들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오라클이다.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 강자였던 오라클은 AI 학습과 추론에 특화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OCI의 성공으로 올해 주가가 70% 이상 급등했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은 것을 넘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제공자로 재탄생한 것이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더욱 극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정부와 기업 고객에게 데이터 분석 및 AI 기반 의사결정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이 회사는 2025년 나스닥 100 지수 내에서 무려 138%나 급등하며 최고의 성과를 기록 중이다. AI 솔루션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브로드컴 역시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칩 분야의 강자로서 M7에 버금가는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시카고 옵션 거래소는 M7에 브로드컴, 팔란티어, AMD를 추가한 '매그니피센트 10' 지수를 신설하고 관련 파생상품을 출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가 AI 투자의 범위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AI 생태계의 광범위한 확장
AI 투자의 진정한 변화는 예상치 못한 영역으로의 확산에 있다. AI 모델 훈련과 운영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 설비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네트워킹 분야에서는 아리스타 네트웍스가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내부 및 데이터센터 간 고속 데이터 전송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성능 네트워킹 장비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AI 연산에 필수적인 HBM을 생산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AI 칩 성능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스토리지 분야도 빠질 수 없다. AI가 생성하고 처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솔루션의 중요성이 급증하면서 웨스턴 디지털, 시게이트, 샌디스크 같은 스토리지 전문 기업들이 AI 생태계의 중요한 축으로 부각되고 있다.
AI 혁명의 3단계 전개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주리엔 티머는 AI 혁명이 단계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첫 번째 단계는 인에이블러(Enabler) 단계로, AI 기술 구현의 기반을 마련하는 기업들이 주목받는다. 엔비디아와 TSMC가 대표적이다. 지난 1년간 우리가 목격한 현상이 바로 이 단계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구축된 AI 인프라 위에서 특화된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부상한다. 팔란티어 같은 AI 소프트웨어 기업이나 특정 산업에 맞춤화된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마지막 단계는 AI 활용(Adopter) 단계다. 거의 모든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며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리더십은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이며, 기존 주도주들은 과도한 밸류에이션 부담이나 성장세 둔화를 경험할 수 있다.
투자 전략의 재설계 필요성
아티잔 파트너스의 크리스 스미스는 핵심을 꿰뚫는 지적을 했다. "M7이 과거 모바일이나 전자상거래 같은 기술 전환기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이번 AI 혁명에서도 반드시 승리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기술 산업에서의 리더십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시장의 냉정한 원리가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다.
현재 M7은 S&P 500 지수 전체 시가총액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6년까지 평균 매출 성장률 13%, 순이익 증가율 15% 이상이 예상된다. 이는 M7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예상 순이익 증가율 13%, 매출 증가율 5.5%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으며,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결론: 다각화된 AI 포트폴리오의 시대
AI 투자의 중심축이 M7에서 벗어나 더욱 다각화되고 있다는 신호는 명확하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부활, 팔란티어의 시장 장악, 브로드컴의 네트워킹 칩 강세, 그리고 전력·메모리·스토리지 분야의 새로운 수혜주 부상까지, AI가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는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M7이라는 익숙한 틀에 안주할 수 없다. AI 혁명은 특정 기업군이 아닌 전체 산업 지형을 재편하는 거대한 변화다. 미래의 AI 리더는 지금의 기술 기업이 아닌, AI를 가장 혁신적으로 활용해 자신의 핵심 사업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예상치 못한 분야의 기업일 수 있다.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를 찾기 위해서는 더 넓은 시야와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 M7의 시대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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