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rmula 1

2025 F1 싱가포르 GP 리뷰 : 조지 러셀의 완벽한 우승, 맥라렌 컨스트럭터 챔피언 확정

by JJD5xB 2025. 10. 13.
반응형

실패를 극복한 드라이빙의 교과서

2025년 F1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조지 러셀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경기였다. 프랙티스 2에서 사고를 냈던 러셀은 그 실패를 딛고 일어나 폴 포지션을 획득했고, 레이스에서도 완벽한 관리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년 전 같은 서킷에서 사고를 냈던 10번 코너에서 오히려 가장 빠른 섹터 타임을 기록하며 과거의 트라우마를 완전히 극복한 모습이었다.

퀄리파잉에서 러셀은 두 번의 어택 모두에서 트랙 레코드를 경신하며 압도적인 속도를 보여줬다. 벽을 스치듯 달리는 공격적인 드라이빙은 마치 2023년 모나코에서 베르스타펜이 보여줬던 환상의 랩을 연상시켰다. 1분 29초 158의 신기록은 메르세데스의 부활과 러셀의 성장을 동시에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Formula1 Singapore GP 2025

전략적 완성도가 만든 승리

러셀의 우승은 단순히 속도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레이스 초반부터 베르스타펜과의 격차를 빠르게 벌리며 언더컷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한 후 여유 있게 피트스톱을 진행했다.

메르세데스 팀의 전략적 판단도 빛을 발했다. 트래픽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했고, 안토넬리와 동시에 피트스톱을 진행하면서도 두 드라이버 모두 순위 손실 없이 복귀시키는 완벽한 오퍼레이션을 보여줬다. 이는 과거 피트스톱 실수로 여러 차례 논란을 빚었던 메르세데스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메르세데스의 부활, 롤백의 승리

올해 메르세데스의 2승은 놀라운 성과다. 맥라렌의 압도적인 강세와 베르스타펜의 개인 기량 속에서 메르세데스가 두 번이나 우승한 것은 팀의 전략적 결단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업그레이드를 과감히 롤백하면서 얻은 안정성이 최근 상승세의 핵심 요인이다.

러셀은 18경기 중 15경기에서 톱 5에 진입하는 놀라운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차의 전투력을 고려하면 이는 경이로운 성적이다. 특히 폴 포지션에서 출발한 두 경기 모두 우승으로 연결시키며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안토넬리 역시 두 경기 연속 톱 5에 진입하며 메르세데스는 7년 만에 싱가포르에서 우승하는 동시에 두 드라이버 모두 톱 5에 올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맥라렌, 26년 만의 컨스트럭터 챔피언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맥라렌에게도 역사적인 경기였다. 여섯 경기를 남기고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을 확정하였고, 열 번째 컨스트럭터 타이틀로 윌리엄스를 추월하며 F1 역사상 두 번째로 두 자릿수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한 팀이 됐다.

여섯 경기를 남기고 타이틀을 확정한 것은 전체 경기의 73% 지점에서 우승을 확정한 것으로, 2023년 레드불과 동률을 이루는 F1 역대 최고 기록이다. 1988년과 1989년 세나-프로스트 시대, 2004년 슈마허의 페라리, 1992년 액티브 서스펜션의 윌리엄스 등 전설적인 시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압도적인 성과다.

2025 컨스트럭터 챔피언, 맥라렌

파파야 룰의 그림자

하지만 맥라렌의 환희 뒤에는 팀 내부의 미묘한 긴장이 존재한다. 1 랩에서 노리스와 피아스트리의 접촉 사고는 소위 '파파야 룰'이라는 팀 내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베르스타펜을 피하던 노리스가 피아스트리와 부딪힌 이 사고는 각 드라이버의 관점에서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챔피언십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러한 충돌은 더 큰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략적 실수였다. 노리스는 언더컷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피아스트리는 느린 피트스톱으로 귀중한 시간을 잃었다. 전체 평균 랩타임에서 2위를 기록한 피아스트리가 포디움에 오르지 못한 것은 순전히 피트스톱 실수 때문이었다.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을 확정한 시점에서 이러한 실수가 반복된다면 드라이버 챔피언십 경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베르스타펜의 위기관리 능력

2위로 피니시 한 막스 베르스타펜은 차량 문제 속에서도 노리스를 완벽하게 막아냈다. 시프트 이슈를 포함한 여러 기술적 문제가 있었지만, 이를 최소화하며 귀중한 포인트를 지켜냈다. 노리스와의 격차를 52포인트로 줄이는 데는 실패했지만, 차량 상태를 고려하면 최선의 결과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레이스 관리 능력이다. 차량 문제로 속도가 출렁이는 상황에서도 노리스에게 추월 기회를 주지 않았고, 7번 코너에서의 레이트 브레이킹 시도도 침착하게 방어했다. 순수히 경험과 기량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페라리의 아쉬운 브레이크 이슈

페라리는 또 한 번 기술적 문제로 포디움을 놓쳤다. 해밀턴의 브레이크 이슈는 레이스 후반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네 차례 트랙을 벗어나며 5초 페널티를 받았다. 르클레르 역시 브레이크를 아끼기 위해 리프트 앤 코스트를 해야 했고, 이는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렸다.

해밀턴은 경기 후 SNS를 통해 "브레이크 이슈를 제외하면 모든 것이 완벽했다"며 팀을 격려했지만, 티포시들의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다. 리타이어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아야 하는 상황 자체가 페라리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다.

새로운 강자의 등장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F1의 판도 변화를 상징하는 경기였다. 러셀과 메르세데스의 부활, 맥라렌의 압도적인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확정, 그리고 베르스타펜의 위기관리 능력까지, 각 팀과 드라이버들의 현재 위치를 명확히 보여줬다.

특히 러셀의 우승은 단순한 한 경기의 승리를 넘어,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챔피언의 자질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프랙티스 2의 사고를 완벽하게 극복하고 2년 전 트라우마가 있던 10번 코너에서 오히려 가장 빠른 기록을 세운 것은, 진정한 슈퍼스타가 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다.

남은 여섯 경기에서 드라이버 챔피언십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메르세데스와 페라리의 2위 싸움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T포즈

반응형